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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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N차 사랑하는 새로운 방법
한국형 굿즈 문화의 현재
영화를 N차 사랑하는 새로운 방법
한국형 굿즈 문화의 현재
글 _ 성찬얼(<씨네플레이> 부편집장)
2025-03-17
영화를 사랑하는 분류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영화를 학술적으로 분석하여 깊이 있게 이해하는 사람, 이른바 시네필이 있을 것이고 영화 그 자체를 많이 보는 마니아층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두 가지 분류가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 불리곤 하는데, 최근 한국에선 두 가지 노선만으로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소비층이 등장했다. 굳이 따지자면 ‘영화를 많이 보는’에서 ‘보는’이 아니라 ‘많이’에 방점을 둔다고 해야 할까. 바로 영화 굿즈를 모으거나 소비하는 층이다.
<빅토리> 드로잉 카드
<빅토리> 드로잉 카드
<파묘> 팥주머니
<너와 나> 감독, 배우 친필 메시지 엽서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털북’ 스트레스볼
파생을 넘어, 파격적 굿즈의 시대 한국 영화산업, 특히 극장 소비문화에는 굿즈의 비중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굿즈라는 용어가 영화를 포함해 문화생활 전반에 보편화되고 있으나, 본래 이런 상품은 머천다이즈나 MD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머천다이즈는 하나의 상품을 위해 제작된 파생 제품들을 의미한다. 영화계에서 머천다이즈라는 개념은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통해 정착했다. 현재 블록버스터란 단어는 단순히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한 대형 영화’ 정도로 사용되고 있으나, 정확하게 따지면 흥행을 위해 다양한 기획을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영화란 의미이다. 그 기획의 일환으로 영화의 제목이나 분위기, 장면 등을 담은 머천다이즈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가 시작한, 머천다이즈를 내세운 블록버스터의 계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역대 영화계에서 가장 성공한 IP(Intellectual Property)라 불러도 손색없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좋은 예시다. 상업영화 본고장 할리우드의 머천다이즈는 완구, 컵, 의류, 주얼리 등은 기본이고 작품마다 독창적이다 못해 유별난 굿즈로 눈길을 끌기도 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나무처럼 생긴 캐릭터 그루트를 도마 상품으로 소화하는가 하면, 북미 극장 체인 AMC의 <듄: 파트 2>(2024) 샌드웜 팝콘통은 성인용품을 연상시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소재로 쓰이는 등 바이럴된 바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그루트 도마(왼쪽),
<듄: 파트 2> 팝콘통
블록버스터로만 굿즈 문화가 정립된 것은 아니다. 다소 마니악한 독립영화에서도 굿즈 문화는 점차 확고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급사 A24는 매 작품 공개 후 독창적인 굿즈를 제작, 판매해 영화광들을 사로잡는다. <브루탈리스트>(2024)에서 나온 건축물의 축소 모델을, <미드소마>(2019)의 곰을, <톡 투 미>(2023)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인 손의 레플리카를 굿즈로 단독 판매한 바 있다. 본업은 OTT 플랫폼이지만 최근 <서브스턴스>(2024)의 배급사로 명성을 높인 MUBI(무비) 또한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펜, 스티커, 캔들 등 영화의 콘셉트를 살린 굿즈를 내놓고 있다. 이번 97회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5관왕을 한 <아노라>의 배급사 NEON(네온)은 현지 개봉 즈음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당시 판매 굿즈 중에는 티팬티도 있었다. 성 노동자가 주인공인 영화에 맞춰 파격적인 머천다이즈를 진행한 것이다. 앞서 말한 블록버스터 머천다이즈와는 자본의 차이가 나는 만큼 굿즈의 종류나 물량보다는 영화의 감성을 담은 스타일의 제품을 한정적으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노라> 티팬티(출처: NEON 공식 X 계정)
극장 지향적인 한국의 굿즈 문화 한국의 굿즈 문화는 북미 본토의 것과 다르게 정착했다. 북미의 머천다이즈가 다양한 상품화로 영화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상품의 매출 또한 챙긴다면, 한국의 굿즈는 관람객 증대를 목표로 한다. 보통 관객들이 말하는 굿즈는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을 때 증정받는 것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극장에서 판매하는 굿즈 역시 티켓을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나 극장의 매점 이용을 촉진하는 상품이 주여서 극장 관람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한국 영화산업의 매출 대부분이 극장 상영에서 발생하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영화진흥위원회 발행)에 따르면 극장 매출은 1조 1,945억 원인 반면 극장 외 시장은 1,698억 원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집계 분야가 달라진 2024년 결산을 제외하더라고 ’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영화진흥위원회 발행)을 보면 극장 매출이 24억 달러에 달하지만 물리매체(DVD, 블루레이) 매출은 1억 7천만 달러에 그친다. 같은 자료에서 세계 영화산업의 극장 매출이 72억 달러, 물리매체가 11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 영화산업 매출의 극장 의존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OTT라는 완전히 새로운 유통경로를 제외한다면 한국 영화산업은 극장에 매출 대부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국내 물리매체 시장의 약세는 곧 시장 축소로 이어졌고, 영화를 소유하고픈 관객의 선택지를 한정적으로 만들었다. 물리매체를 제외하면 영화를 소장한다는 개념은 VOD나 굿즈로 귀결되는데, 물리적인 차원에서 욕구를 만족시키는 건 굿즈뿐인 셈이다. 그마저도 일부 유통사에서 정식 수입•출시하는 것을 제외하면 굿즈를 전문적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가게를 찾거나 해외 온라인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 영화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 굿즈를 찾는 관객이라면 극장 관람 증정 굿즈를 얻는 데에 힘쓸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한국 영화산업 내 굿즈의 극장 지향적 경향은 멀티플렉스 브랜드가 각각 시그니처 굿즈를 운영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2019년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 론칭을 시작으로 CGV는 2020년 ‘필름마크’, 2023년 ‘TTT’(That's The Ticket)를 발매했으며 롯데시네마는 2020년부터 ‘시그니처 아트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빅3를 제외한 유일한 멀티플렉스 브랜드 씨네Q도 ‘시리즈 티켓’으로 시그니처 굿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각 브랜드마다 서브 시그니처 굿즈도 존재한다. 시그니처 굿즈만이 영화산업 '굿즈'의 전부는 아니지만 관객들이 말하는 굿즈 대부분이 이런 시그니처 굿즈처럼 상영 기간 중 제공하는 굿즈라는 점을 생각하면 미디어믹스 등으로 팽창한 IP, 세계를 겨냥한 상업영화답게 다양한 브랜드를 앞세운 할리우드산 머천다이즈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미키 17> 시그니처 굿즈
(출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공식 SNS 계정)
주말 굿즈 마케팅, 더 활발해진다 실제로 굿즈 마케팅은 유효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영화소비자 행태조사’를 살펴보면 2021년까지도 굿즈 관련 항목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2022년부터는 ‘굿즈, 이벤트 관련 극장 관람 경험 여부’ 항목으로 관련 조사가 실시됐다. ‘2023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영화진흥위원회 발행)’에 의하면 영화 재관람 이유 중 5%가 ‘굿즈를 얻기 위해서’라고 응답했으며 ‘굿즈 받기 위해 극장 관람’을 경험한 인원 또한 23.1%에 달했다. 동일한 조사 항목에서 ‘시사회/무대인사 등 이벤트 참여 위해 극장 관람’ 응답은 2022년 32.2%에서 2023년 25.1%로 감소한 것에 비해 ‘굿즈 받기 위해 극장 관람’ 응답은 23.9%에서 23.1%로 하락 폭이 적다. 굿즈를 소비하는 관객층의 충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알려준다.
2023년 영화소비자 행태 조사(출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자료에서 왜 극장 문화로 굿즈 증정이 자리 잡았는지 살펴볼 문항이 있다. ‘관련 콘텐츠 이용(구매)/장소 방문 경험 여부’ 항목에서 ‘굿즈 구매’는 2022년 24.6%, 2023년 15.5%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항목(만화/웹툰/소설 구독, 애니메이션 시청, 뮤지컬/연극 관람, OST음원/앨범 구매, 국내외 촬영지 방문)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치로, 관객들이 굿즈를 직접 구매하는 경우는 다소 낮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즉 한국의 굿즈 문화 중 극장에서 관람하면 증정하는 방식은 영화계의 수요와 영화 소비자의 경향이 맞물려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홍보•마케팅은 한정된 예산 내에서 금액 대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극장은 관객 방문을 더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관객은 직접 구매하기에 부담되거나 망설여지는 굿즈 구매의 대안으로, 각자의 관점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의 교집합으로 굿즈 증정 프로모션이 정착된 것이다. 이런 증정 방식은 북미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영화 관람 특전과 더 유사하다.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한 관계자는 “실제로 주말 굿즈를 안내하자 주말 티켓 판매가 늘어났다”고 팬덤 마케팅의 하나로 굿즈 마케팅의 효과를 설명했으며, “최근 한국영화들도 상영 주차에 어떤 굿즈를 할지 영화사와 협의하며 (굿즈) 아이템을 정하는 것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말로 산업 내에서도 굿즈 마케팅의 효과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오리지널 티켓 굿즈(출처=중앙그룹)
오픈런과 리셀의 부작용 굿즈와 팬덤은 떨어트려 놓을 수 없다. 머천다이즈, 굿즈는 기본적으로 작품을 알리는 홍보의 일환이자 이미 작품에 빠진 팬들의 환심을 사고자 하는 기획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분야든 팬덤 문화가 대개 그렇듯 과열되는 지점이 오기 마련이고, 영화산업의 굿즈에서도 과열 현상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먼저 즉각적으로 보이는 과열 현상은 ‘오픈런’(open run)이다. 오픈런이란 한정상품을 얻기 위해 점포가 문을 여는(Open) 시점보다 먼저 현장에 달려가서(Run) 대기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명품이나 의류, IT 신제품 발매에 벌어지는 현상인데, 이제는 극장에서도 오픈런 현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P&A(Print & Advertising) 예산에 따라 증정 굿즈의 총량이 정해지는데, 작품의 인기에 따라 하루도 안 넘기고 전량 소진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기대작이나 인기작이 개봉되면 관객 입장에선 증정 굿즈의 총량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으니 굿즈를 받기 위해 최대한 빨리 극장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이 현상은 각 멀티플렉스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굿즈 관련해서 특히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보통 시그니처 굿즈는 굿즈마다 넘버링을 넣어 ‘올 콜렉션’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굿즈를 모으는 마니아들은 넘버링 숫자가 하나라도 누락되는, 이른바 ‘이빨 빠지는’ 상황을 피하고 싶으니 모든 굿즈를 모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수량이 금방 동나는 인기작이나 기대작의 굿즈를 반드시 받고자 오픈런을 하는 것이다. 굿즈 수집 관객 외에도 인기가 많은 배우의 출연작이라면 팬들이 일찌감치 굿즈를 받고자 오픈런하는 경우가 있다.
마니아가 있는 영화 굿즈는 거래 사이트에서 비싸게 판매된다
이런 현상과 연계되는 문제점은 리셀 현상이 과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되팔이’라고 부르는 리셀(resell)은 구매자가 해당 상품을 되팔면서 이윤을 챙기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중고 거래와의 차이점은 이윤을 남기려는 목적으로 희귀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대량 구매하거나 장기간 미개봉으로 소유해 가격을 부풀려 판매한다는 점이다. 굿즈 수집의 인기가 높아져 수량이 부족해 희귀품이 되는 경우가 늘자 일부 관객이 이윤을 남기려는 목적으로 좌석을 최대한 예매해 굿즈를 대량 수령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각 멀티플렉스는 본인 인증, 1인당 수령 개수 제한 등으로 리셀 현상을 막는 조치를 했으나 이런 현상은 개인 중고 시장이 커지면서 원천 봉쇄가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굿즈를 수집하는 마니아들은 자주 보이는 리셀러를 ‘업자’라고 부르며 굿즈 수령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배급사 오드(AUD) 김시내 대표는 “특정 아이템에 한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가 많아졌다”며 배급한 영화의 굿즈가 관람료의 2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올라가 있는 게시글을 접했다고 말했다.
과열 현상에 피로도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 상영 종료 후 증정’하는 굿즈를 받기 위해 영화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퇴장하는 관객들이 생기면서 굿즈를 수집하는 관객과 일반 관객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오간 사례도 있다. 굿즈를 염두에 둔 관객은 굿즈가 소진되기 전 영화를 빨리 봐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반대로 관람만 목적이었다 해도 영화가 마음에 들어 굿즈를 받으려다 물량 소진으로 받지 못한다면 실망을 할 수밖에 없다. 한편 극장은 거의 모든 상영작이 굿즈 프로모션을 관례처럼 진행하면서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져 고충을 겪는다. 관계자들은 “상영작 대다수가 굿즈 프로모션을 하면서 제공할 굿즈가 많아지니 굿즈가 관객에게 전달되는 최종 관문인 극장에서 관리가 어려워 프로모션을 포기”하거나 “굿즈를 일정에 맞춰 전국에 배포해야 하는데 기상 악화로 택배 전달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굿즈 증정 문화의 또 다른 문제점은 관객 수 통계에 허수를 만든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굿즈만 수령하고 영화를 보지 않는 관객들이 통계상으로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앞서 말한 오픈런이나 리셀 현상을 제외하더라도 관객들 사이에선 마음에 든 영화의 굿즈를 모으기 위해 예매 후 굿즈만 수령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게 됐다. 한때 특정 영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영화를 못 보더라도 예매해 관객 수를 늘려주는 ‘영혼 보내기’가 굿즈 문화를 만나 새로운 형태의 ‘영혼 보내기’로 자리 잡은 셈이다.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소비가 발생하는 것이니 정당한 소비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허수로 부풀려진 관객 수가 이후 영화 관련 통계에 반영되면 영화계가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과 소비자의 징검다리
굿즈 문화의 과열 현상을 나열하긴 했으나, 관객과 극장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한다는 순기능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오드 김시내 대표는 “온라인에서 (굿즈 관련) 언급이 많으나 굿즈를 모르거나 수령하지 않는 관객도 많다”고 설명하며 “굿즈를 수령하고 N차 관람을 하는 관객이 ‘헤비 유저’라면 새로 유입되는 1회차 관객도 많아 양측 모두를 생각하는 측면에서 굿즈가 겹치지 않게끔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과열됐다는 것은 OTT의 발달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극장에 가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극장이나 영화사 모두 (영화계 활성에) 노력하고자 하는 분위기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굿즈도 돈이 들어가는 부분이라 효과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자연스럽게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굿즈 문화가 극도로 과열된 분위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굿즈는 산업의 시각에서도, 소비자의 시각에서도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문화의 등장은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손쉽게 공식 굿즈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자리 잡은 것 역시 산업과 소비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격한 위축을 겪은 한국 영화산업이 어느 정도 복구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의 하나로 팬데믹 전후로 급성장한 굿즈 문화도 기능했을 것이다. 다만 이 소비문화에 어느 정도 역효과 혹은 반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본말 전도의 위기가 오지 않도록 관심을 두고 주시하는 것도 중요하다.